2009년 06월 28일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보내셨습니까? (주말에 산 주류 리스트)
안녕하십니까? 4개월간 깜깜 무소식의 gargoil입니다.
그간 별 일 없으셨습니까...라고 시작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별 일없다고 말하기에는
그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너무 중요한 일들이 있었지요.
그런고로 시작은 [오늘 하루, 좋은 하루 보내셨습니까?]로
시작해보려합니다.^^

이번에 산 주류들입니다. 병 숫자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만,
비중이 다릅니다. 비중이. 두 병씩 모아서 소개하도록 하죠.

왼쪽은 드라이 버무쓰, 오른쪽은 라임쥬스입니다.
드라이 버무쓰는 엄연한 술이지만,
칵테일 세상에서는 그저 라임쥬스급이라..
원래는 갈로나 친자노 로소 제품을 사려고 했지만,
마티니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왜냐! 라고 했더니 수요가 없어서.
디카이퍼 사(社)의 리큐르도 그런 연유로 없다고 하지만,
유통사에서 꾸준히 유통하고 있고,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아무튼 유통업계의 일은 여러가지 정치적 이유가 있어서...
가격은 13000원입니다.
라임쥬스는 칵테일 부재료지만,
각종 향초를 넣은 올리브 유에 섞어 소스를 만들거나,
식초 대용품 등. 음식 만들 때도 많이 사용됩니다.
가격은 9000원으로 일반 식초보다 조금 비싸지만,
모데나 지방의 발사믹 식초보다는 쌉니다. 쓸 만하죠

스톨리치나야 보드카를 달라고 그렇게 징징댔건만,
그런 거 없수다. 타산이 안 맞아.
라고 하기에 그냥 서서 버로우 당했습니다.
가격은 19000원으로 전의 16000원에 비해 꽤나 올랐습니다.
오른쪽은 바카디 라이트 럼입니다.
왜 라이트냐면 숙성을 덜했기 때문에 라이트 럼.
그래도 캡틴 큐따위의 싸구려 럼과는 질이 다릅니다. 질이.
국제 주류 협회에서 86점으로 강력 추천(high recommanded) 등급을
받은 물건으로 럼 중에서는 상당한 신뢰성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럼 종류가 열가지가 될까 말까한 나라와 달리
럼 종류만 수백가지가 넘는 곳에서 평가한 것이니
믿어도 좋죠. 가격은 18000원.

왼쪽은.. 아니 그냥 이어서 쓰죠.
글렌 모렌지 10년산 싱글 몰트 위스키, 호세 꾸엘보 레포사도 데킬라입니다.
글렌 모렌지에 대해 썰 풀기 전에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볼까 합니다.
보리로 만드는 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보리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키면 맥주가 되고,
보리를 증류, 숙성시키면 위스키가 됩니다.
증류하기 전, 보리를 물에 담궈 싹을 틔우는 데, 그것을 건조시키거나
불에 그을리면 몰트가 됩니다.
이 '몰트'만을 증류해서 만든 것이 '싱글' 몰트 위스키입니다.
그밖에 몰트만으로 만들지 않은 위스키들도 있는데,
몰트에 옥수수를 섞은 콘 위스키.
호밀을 섞은 라이 위스키
기타 잡곡을 섞은 그레인 위스키 등등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버번은 [미국]에서 옥수수를 섞어 만든 위스키고,
(콘위스키가 무조건 버번은 아닙니다.)
스카치는 몰트 위스키에 콘위스키나 라이 위스키 등등 다른 위스키를 섞어 만든 것입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다른 위스키를 섞었다고 해서
블렌디드 위스키라고도 불리는데,
최고의 배합을 위해 매년 담당자가 연구를 하고,
그 기법은 회사 최고 기밀로 보호됩니다.
스카치 위스키는 이미 그 자체로 위스키 칵테일이고 할 수 있죠.
그 외의 블렌디드 위스키로 퓨어몰트위스키가 있는데,
이건 싱글몰트만을 섞어 만든 위스키로
발렌타인 12년산, 조니워커 그린 라벨 등이 있죠.
사실 글렌모렌지는 살 생각이 없었습니다.
가게 누님께 [싱글 몰트는 언제쯤에서나 가져가볼까요.]하고
애처로운 눈으로 글렌피딕을 바라보자,
[이거 추천해줄게] 하고 건네준 것이 글렌모렌지 10년산이었습니다.
추천해 준 이유는 가격이 싸서.
싱글몰트치고 35000원 밖에 안합니다.
보통 12년산이 일반시중가 7~10만원대를 호가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 싼 거죠.
그도 그럴 것이 이유가 있었습니다.
유통사인 모엣헤네시에서 새로운 싱글몰트 위스키인
글렌 모렌지를 유통하게 되었는데,
아직 인지도가 없어서 물건이 안 나가는겁니다.
그래서 행사차 글렌 모렌지를 대량으로 싸게 방출하게 되었답니다.
그렇지만 인지도가 올라가면 가격이 쑤욱 다른 싱글 몰트 급으로
올릴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면, 인지도 하나로 인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뛸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유통업계나 마케팅에 대해서 말하자면 끝이 없으므로 그냥 넘어가죠.
(참고로 이 이야기 돌리지는 말아주세요.
업계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꽤 듣기 불편한 이야기들이라...)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유달리 싼 가격에 싱글 몰트를
구입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싱글몰트들과
성능차이가 있느냐. 그건 절대로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 최고의 매출량을 자랑하는 글렌피딕,
(매출량 최고가 최고의 품질을 상징하는 건 아니죠.)
고풍스런 맛의 더 맥컬란,
강렬한 향의 아드벡.
진한 맛의 라프로익.
읆으면 줄줄 나올 이름들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비슷한 년산에서.)
맛의 포인트나 특성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요.
이것에 대해 누가 최고는 아니지만
그럴 듯한 비유를 해주시더군요.
[BMW 타다가 Benz로 갈아 타는 차이랑 비슷한 거죠.]
동감. 동감.
옆의 호세 꾸엘보는 데킬라입니다.
데킬라는 숙성연도에 따라 블랑코, 레포사도, 아녜호, 레알리스급으로
나눠지는 데, 블랑코 급은 다른 증류주처럼 무색인데 반해
레포사도급부터 보시다시피 황금색이 됩니다.
가격은 22000원. 마트보다 월등히 쌉니다.
호세는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마케팅을 잘해서 대표적인 데킬라가 되었지요.

헤네시에 비해 병이 훠얼씬 크지만, 병이 두껍고 길어서 양은 똑같습니다.
같은 5대 꼬냑인 마르땡, 꾸르브와지에, 헤네시, 까뮤에 비해
조금 가볍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5대 꼬냑입니다.
가격은 43000원. 전에는 38000원이었는데...

원래는 올드 파...란 이름처럼 병딱지에 노인네의 일러스트가
같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만, 지금은 꽉대기 상단에 조그마한
일러스트로 남았습니다. 아, 저분이 올드 파에요.
저 그림의 주인공은 찰스 1세 시절, 153세까지 살다 죽은 토마스 파의 모습으로
찰스 1세가 궁정화가 루벤스를 시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저 위스키는 버블 시기 일본에서 무지 많이 사마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만화 바텐더에서도 한 번 언급되죠.

올드파의 특징은 [기울어지되 넘어지지는 않는다.]란 것이지만, 그건 개뿔.
조심스럽게 기울이지 않으면 그냥 넘어집니다.

전 사실 바텐더니 신의 물방울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재미 없어서가 아닙니다.
두 이야기 다 드라마 자체는 크게 나무랄 때없이 좋습니다.
아무리 상상을 펼쳐도 바텐더나 소믈리에가
인류를 구원하는 해결사...라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요.
그렇게 썰 풀면, 술집 아가씨도, 술집 도령도 인류의 구원자죠.
아니나 다를까.. 일본국에는 돈 많은 아가씨들의 마음을 구원하는
[호스트]를 다룬 [지골로]란 만화가 있더군요. 놀라운 세상....
(조낸 옛날 만화니 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간만에 남대문에 갔더니 일본 사람들 정말 많더군요.
쫄랑쫄랑 걸어가는 중에 가게 형님들께서 제게
[아니키. 아니키. 고찌 미떼 쿠레.]라고
시도새도 없이 말씀해주시더군요.
아아. 내가 아니키(형님, 혹은 형씨란 뜻)라니...
이렇게 소개를 끝마쳐봤습니다.
이제 날 잡고 시음기를 올릴 일만 남았네요.
그 외에도 할 게 또 있지만, 그건 다음에 말씀드리죠.
주말의 마지막 날이네요.
주말 잘 마무리하시고요. 좋은 하루되세요!
# by | 2009/06/28 02:54 | Story on the bar,칵테일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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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몰트 위스키를 미치도록 좋아하는데 저도 몇병 사둬보려고요.
생각해보면 사사쿠라 류의 스펙은 장난 아닙니다. 영어, 불어, 스페인어 사용자, 일류대학중퇴. 집안은 일류급 정치가의 아들, 세계 대회 수상자, 사람 하나 척 보면 내력, 신분, 직종을 점장이마냥 줄줄 읊어대는 통찰력과 관찰력. 게다가 키크고 잘 생기기 까지! 이런 사람이라면, 어느 대기업에 원서를 넣어도 오케이오케이. 여기에 박사학위까지 있다면, 해외 어느 특수부대(SAS)에 지원하면 딱.
오오 그럼 마스터 사사쿠라의 탄생?
확실히..바 같은데 가서 만화에서의 그것을 기대하면, 심히 난감해할 듯..--;
그래서 졸지에 리뉴얼 전 병으로 3병과 리뉴얼 후 병으로 3병...해서 6병짜리 한 박스가 집 안에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6병이 20만원 정도.
그런데 가격 쑤욱 올리겠다니 이런 --;;;;; 사진 속의 리뉴얼 전 병이 다 소진되면 막 올릴 공산인가 보네요.
그래도 글렌모렌지는 특성상 다른 브랜드들보다 2년 단위씩 숙성 연도가 낮기 때문에, 숙성 연도에 환장하는 우리 나라 시장 특성상 가격 막 올리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네요. 아니, 어려워야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거니까!